1. 서론 – 수어에도 지역색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수어’라고 하면 전국 어디서나 통일된 하나의 언어를 떠올린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말레이시아 수어(BIM) 역시 음성 언어처럼 지역별 차이를 지닌다. 마치 말레이어가 지역에 따라 억양이나 단어 선택이 다르듯, BIM에서도 같은 의미를 전할 때 손의 위치, 동작, 비수지적 표현이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국가인 만큼, 수어에도 지역적 특색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밖에 없다. 이번 글에서는 말레이시아 수어에서 나타나는 지역별 차이를 살펴보며, 그 원인과 실제 사용자들이 경험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통해 수어의 다양성을 조명해 보겠다.
2. 지역별 차이가 발생하는 주요 배경
말레이시아의 수어는 2008년 공식 언어로 인정된 이래, 표준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마다 차이를 보이는 데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1) 교육기관의 차이
수어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나 기관이 사용하는 수어가 지역별로 상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쿠알라룸푸르의 학교와 사바주(Sabah)의 학교는 각각 다른 수어 교재나 교수법을 채택하고 있어, 학생들이 배우는 BIM의 표현 방식에도 차이가 생긴다.
(2) 외국 수어의 영향
사라왁(Sarawak)이나 조호르(Johor)처럼 외국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미국 수어(ASL)나 싱가포르 수어(SSL)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로 인해 지역 BIM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미국식 수어 표현이나 문법이 섞여 사용되는 사례가 많다.
(3) 지역 공동체의 관습
수어는 단순한 ‘표현 도구’가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와 관습을 담은 ‘시각적 언어’다. 지역마다 전통, 가족 구조, 교육 수준 등이 다르기 때문에 BIM 표현에도 그 차이가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3. 실제로 다른 표현들 – 지역별 수어 비교
다음은 실제 말레이시아 BIM 사용자들 사이에서 보고된 지역별 수어 표현 차이의 대표적 예시다.
‘학교’ | 손을 머리 위로 둥글게 그리며 아래로 끌어내림 | 양 손가락을 머리 옆에 두고 빠르게 앞뒤로 흔듦 | 두 손으로 책 모양을 만든 후 아래 방향으로 펼침 |
‘가족’ | 손가락으로 원을 만들고 가슴 앞에서 원형으로 회전 | 손바닥을 모아 가슴에 댄 후 좌우로 움직임 | 양손을 포개 가슴에 올림 |
‘먹다’ |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입에 넣는 모양 | 손바닥 전체를 입 방향으로 가져감 | 손등을 아래로 한 채 손끝을 입에 가까이함 |
이러한 차이는 단어뿐 아니라 문장 구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주로 주어-동사-목적어 순서를 쓰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동사-목적어-주어 순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4. 사용자들이 느끼는 장점과 혼란
말레이시아 수어의 지역별 차이는 일상 속에서 BIM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어떤 이들은 이를 소통의 걸림돌로 느끼는 반면, 또 다른 이들은 표현의 확장성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한다.
(1) 지역 간 이동 시의 혼란
많은 수어 사용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대학, 직장 등의 이유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처음 마주하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수어 표현의 다름’**이다.
예를 들어, 쿠알라룸푸르에서 자란 한 청각장애인은 사바 지역으로 직장을 옮긴 뒤 처음에는 일상 대화조차 버거웠다고 한다.
“회의 중에 동료가 수어로 어떤 물건을 설명했는데, 저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이해했어요. 알고 보니 그건 사바 지역에서만 쓰는 표현이었죠. 결국 그 표현을 서로 풀어가며 뜻을 맞춰야 했습니다.”
이처럼 지역 간 표현의 차이는 업무, 교육, 일상 대화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소통에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특히 초보 학습자나 외국에서 BIM을 배우고 온 사람에게는 표준 수어와 지역 수어의 구분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2) 교육과 미디어에서의 불일치
수화 통역 방송이나 교육 콘텐츠는 대부분 수도권 중심의 BIM 표준어를 기준으로 제작된다. 이에 따라 지역 사용자들은 자신이 익숙한 표현과 영상 속 표현이 다르다는 점에서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영상 강의에서 나온 ‘공부하다’라는 수어 표현이 제가 배운 것과 너무 달라서 한참을 멈췄어요. 같은 뜻이지만 몸짓과 위치가 달라지니 어색하더라고요.”
또한, 수어 교재도 지역별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어린 학습자들이 표준 수어를 처음 접할 때 혼란이 커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기도 한다.
(3) 반대로, 풍부한 표현을 배운다는 장점도
이와 같은 차이는 때때로 사용자들에게 ‘표현의 유연성’을 체득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나의 개념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능력의 향상을 넘어, 타인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사바에서 쓰던 ‘가족’ 수어 표현이 너무 따뜻하고 정감 있었어요. 그걸 배우면서 ‘아, 이 지역 사람들의 가족 개념은 좀 더 감성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또한, 다른 지역의 표현을 익히면서 수어 해석 능력도 높아지고, 통역사나 교육자로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역량이 된다.
5. 표준화 vs. 다양성 – 수어 교육의 과제
말레이시아 정부는 BIM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모든 지역 표현을 하나의 틀로 통합하기란 쉽지 않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현장 교육자의 표현 차이: 교사마다 사용하는 수어 스타일이 다르다.
- 교재의 지역 편중: 수도권 중심의 교재가 다른 지역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 문화적 표현의 차이: 지역 고유의 상징이나 비유가 수어 표현에도 포함된다.
때문에 교육자들 사이에서는 ‘표준어’와 ‘지역 수어’를 병행하여 가르치는 방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수어 교육도 이제는 일률적인 접근이 아니라,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 다층적 교육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6. 결론 – 지역 색을 품은 BIM, 그 자체로 소중하다
말레이시아 수어는 단지 손의 언어가 아니라, 지역 사람들의 삶과 정체성을 반영하는 문화의 일부다. BIM이 전국적으로 통일된 언어로 발전해 가는 과정 속에서도, 지역 고유의 표현과 방식은 소중하게 지켜져야 한다.
언어는 다양성 속에서 더욱 풍부해지고, 수어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수어 사용자 간의 진정한 소통을 이루는 첫걸음일 것이다.
당신이 BIM을 배우고 있다면, 새로운 지역의 표현을 만날 때 당황하지 말고 오히려 반가운 마음으로 다가가보자. 그것은 또 하나의 언어 여행이며, 수어가 가진 진정한 깊이를 체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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