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M으로 건네는 작은 존중의 시작
말레이시아 수어(BIM: Bahasa Isyarat Malaysia)는 말레이시아 청각장애인 공동체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수화 언어로, 수십 년에 걸쳐 정체성과 문화 속에서 뿌리내려왔다. 비수어 사용자라 하더라도, 일상 속에서 BIM 표현 몇 가지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실천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수어는 단지 손동작의 조합이 아닌, 시각적 언어이며 몸 전체를 통한 소통 방식이다. 표정, 시선, 공간의 활용은 물론, 몸의 방향까지 의미에 영향을 미친다. 말레이시아 수어 역시 고유한 문법 체계와 어휘를 가지고 있으며, 영어권의 ASL(미국 수화), 영국의 BSL과는 전혀 다른 언어다.
아래에서는 비수어 사용자도 일상 속에서 간단히 익혀두면 유용한 말레이시아 수어 표현들을 소개한다.
1. 인사 표현 – 처음 만남의 시작은 손끝으로
▪︎ "안녕하세요" / "반가워요"
BIM에서 인사 표현은 밝은 표정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른손을 들어 이마 쪽에서 가볍게 펴 주는 동작이 일반적인 인사 표현이다. 'Hello'와 비슷하지만, BIM에서는 상황에 따라 ‘안녕하세요’와 ‘반가워요’가 같은 동작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 "감사합니다"
오른손 손끝을 입에 대고, 앞쪽으로 내미는 동작으로 표현한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방향감과 표정이 중요하다. 발음이 없기 때문에, 표정으로 진심을 표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잘 지내세요" / "안녕히 가세요"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마무리하는 동작. 이 역시 표정이 의미 전달에 크게 작용한다. 익숙한 인사라도 BIM에서는 몸짓과 분위기 전체가 말의 일부이므로, 단순한 손동작보다는 전달의 태도 전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2. 자기소개 기본 표현 – 나를 소개하는 BIM 한마디
▪︎ "제 이름은 ○○입니다"
① ‘나’(자기 가슴 가리키기)
② ‘이름’(양손 검지와 중지를 교차)
③ 손가락 스펠링로 자신의 이름 철자 보여주기
예를 들어 이름이 LINA일 경우, L-I-N-A를 알파벳 수형으로 천천히 보여준다. 이 과정은 천천히, 명확하게, 그리고 상대방을 바라보며 진행하는 것이 기본 매너다.
▪︎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① ‘나’
② ‘한국’(한국은 두 손가락을 이마 옆에 대고 살짝 튕기는 동작으로 변형 사용되는 경우 있음)
③ ‘사람’(양손으로 몸을 아래로 가리키는 동작)
수어는 국적이나 문화에 따라 표현 방식이 약간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BIM 수형은 영상 자료나 사전을 참고하는 것이 필수다.
3. 기본적인 감정 표현 – 비언어적 소통의 핵심
▪︎ "좋아요" / "행복해요"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리는 ‘좋음’의 제스처는 BIM에서도 긍정의 의미로 사용된다. 다만, 단순한 손 모양보다도 얼굴의 밝은 표정과 눈 맞춤이 중요하다. 표정이 없는 긍정 표현은 실제 상황에서는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 "슬퍼요"
눈가를 아래로 내리며, 손으로 눈물 흐르는 모양을 그리는 동작이 자주 사용된다. 슬픔이나 아픔을 표현할 때는 손보다 표정이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괜찮아요"
손바닥을 펴서 가슴 근처에서 앞뒤로 가볍게 흔들어주는 동작. "No problem", "괜찮아"라는 느낌으로 상대를 안심시키는 표현이다.
4. 상황별 표현 – 일상 속 배려의 시작
▪︎ "도와드릴까요?"
‘도움’은 한 손을 다른 손 위에 올리는 동작으로 표현되며, 여기에 질문 표정을 함께 사용하면 "도와줄까요?"라는 의미가 된다. 청각장애인을 배려하려는 의도를 전할 때 매우 유용하다.
▪︎ "필요한 게 있으세요?"
‘필요’는 손을 몸 쪽으로 끌어당기며, 질문형 표정을 함께 넣는다. 이때도 시선을 마주치며 천천히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 "화장실은 어디에 있어요?"
화장실은 손으로 ‘T’ 자를 만드는 수형(T-handshape)을 사용한다. 방향을 물을 땐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물음표 표정을 사용한다.
5. 비수어 사용자를 위한 수어 학습 태도
수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지 손 모양을 익히는 것이 아니다. 그 문화와 감각, 사고방식을 존중하며 배우는 과정이다. 비수어 사용자가 BIM을 익힐 때 유념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 눈을 피하지 말 것: 수어는 시각 언어이므로 눈을 피하거나 딴 데를 보는 것은 무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 수형보다 태도가 먼저다: 손 모양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상대에 대한 존중과 소통의 의지가 더 큰 의미를 가진다.
- 교정 요청은 겸손하게: 청각장애인에게 “제가 잘하고 있나요?”라고 피드백을 요청할 땐, 진심과 겸손이 담겨야 한다.
마무리하며 – 작은 표현 하나로 시작하는 연결
말레이시아 수어(BIM)의 세계는 손끝에서 시작되지만, 그 울림은 마음과 마음 사이를 잇는다. 비수어 사용자라고 해서 수어를 몰라도 된다는 시대는 지났다. 오늘날의 수어는 단지 '특수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통의 언어 자산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간단한 표현 몇 가지를 익히는 것만으로도 청각장애인과의 소통에서 큰 벽을 허물 수 있다.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손으로 말하고, 눈으로 듣는 BIM의 세계는 이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오늘 당신이 배운 그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이해받고 있다’는 따뜻한 신호가 될 수 있다.
🛑 1. 길에서 누군가 도움을 요청할 때
횡단보도 앞에서 누군가 손짓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말없이 손으로만 의사를 표현하려는 모습, 혹시 수어를 사용하는 분일까요?
알아두면 좋은 표현
- Saya tak faham (이해하지 못했어요)
→ 가슴 앞에서 손을 좌우로 천천히 흔들어요. - Tunggu (잠시만요)
→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며 ‘멈춰’ 제스처.
소통 팁
👉 먼저 눈을 마주치세요. 수어에서는 표정과 눈빛이 가장 먼저 전해지는 ‘말’이거든요.
☕️ 2. 카페에서 청각장애인을 마주쳤을 때
주문을 기다리던 중 앞사람이 직원과 수어로 대화하는 모습, 어색하거나 불편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가볍게 인사만 해도 분위기는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알아두면 좋은 표현
- Hai (안녕하세요)
→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어요. - Terima kasih (감사합니다)
→ 두 손을 가슴에서 앞으로 내밀어요.
소통 팁
😊 웃는 얼굴과 함께 손을 써보세요. “감사합니다”는 말보다 훨씬 큰 따뜻함을 줄 수 있답니다.
🏥 3. 공공기관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병원이나 은행 등에서 청각장애인을 마주쳤을 때, 몇 가지 표현만 알아도 기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알아두면 좋은 표현
- Sudah? (다 끝났어요?)
→ 엄지를 들어 올리고 고개를 살짝 기울입니다. - Saya (저요)
→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켜요.
소통 팁
👀 고개 방향과 눈의 시선도 함께 기억하세요. 수어는 단지 손의 움직임만으로 이루어진 언어가 아니니까요.
🎉 4. 행사나 축제에서 자원봉사 중일 때
축제 현장에서 청각장애인 참가자를 도와야 하는 경우, 방향이나 장소를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 유용해요.
알아두면 좋은 표현
- Di mana…? (어디에 있어요?)
→ 손바닥을 펼치고 좌우로 흔들며 고개를 기울입니다. - Mari sini. (이쪽으로 오세요)
→ 손으로 천천히 자신 쪽을 가리켜요.
소통 팁
🌀 손의 움직임과 눈의 방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차분하게, 천천히 안내해 주세요.
🚪 5. 일상에서 청각장애인을 배려하고 싶을 때
엘리베이터, 버스 정류장, 혹은 학교나 회사에서. 짧은 순간에도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요.
알아두면 좋은 표현
- Maaf (죄송합니다)
→ 손을 가슴에 대고 고개를 숙입니다. - Boleh saya bantu? (도와드릴까요?)
→ 손을 부드럽게 앞으로 내밀고 고개를 약간 숙여요.
소통 팁
💬 손보다 중요한 건 얼굴이에요. 부드러운 표정, 진심 어린 눈빛은 수어 표현의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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