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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수어

말레이시아 수어 사전과 표준화 노력 – BIM 어휘는 어떻게 정리되고 있을까?

1. 서론 – 수어에도 ‘사전’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음성 언어에는 당연히 사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어에는 사전이 없거나 표준화가 어렵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수어 역시 복잡한 문법 체계와 풍부한 어휘를 지닌 독립된 언어이며, 체계적인 기록과 표준화 작업이 가능하다.

말레이시아에서도 BIM(말레이시아 수어)의 표준화와 사전 편찬은 청각장애인의 언어권을 확장하고, 교육 및 행정 등 공공 영역에서 BIM의 공식적 지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번 글에서는 BIM 사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청각장애인 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살펴본다.

말레이시아 수어 사전과 표준화 노력 – BIM 어휘는 어떻게 정리되고 있을까?


2. BIM 사전의 필요성과 역사적 배경

말레이시아에서 BIM 사전 편찬이 필요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BIM을 사용하는 청각장애인들의 권리와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수어가 구어 중심 사회에서 오랫동안 비공식 언어로 취급되면서, 실제로 언어로서의 위상과 자료화 작업이 부족했던 현실이 있었다.

BIM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기 전까지는, 다양한 지역과 학교에서 사용하는 수어의 표현이 서로 다르거나 일관되지 않아, 교육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표준화된 수어의 필요성이 점차 부각되었고, 말레이시아 청각장애인 협회(MAD, Malaysian Federation of the Deaf)와 말레이시아 교육부를 중심으로 사전 편찬 작업이 본격화되었다.


3. BIM 사전 편찬의 주요 과정

(1) 수집 – 지역별 수어 표현 조사

BIM 사전 편찬의 첫 단계는 전국 각지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수어 표현을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연구자와 수어 전문가, 청각장애인 커뮤니티가 직접 참여하여 다양한 지역의 수어 사용 패턴을 기록하고,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표현들을 정리했다.

이 작업은 단순히 단어를 나열하는 작업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손의 모양, 위치, 방향, 움직임 등이 의미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언어학적 조사였다. 예를 들어, 같은 단어라도 손바닥 방향이 달라지면 뜻이 달라질 수 있기에 매우 정교한 기술이 필요했다.

(2) 분류 – 어휘의 유형과 사용 빈도에 따른 체계화

수집된 수어 단어들은 명사, 동사, 형용사, 숫자, 인칭대명사 등 언어학적 분류 기준에 따라 체계화되었다. 여기에 더해, 교육 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와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들을 중심으로 정렬하는 등 실용성과 접근성도 고려되었다.

또한, BIM 사전은 단어 하나당 영상 설명을 포함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단어를 단순히 글자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어 동작을 담은 짧은 영상 혹은 일러스트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3) 검토 및 승인 – 전문가 집단의 검수 절차

수집 및 정리된 단어들은 청각장애인 커뮤니티와 수어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통해 최종 검토된다. 여기에는 수어 교사, 언어학자, 청각장애 당사자 등이 포함되며, 단어 하나하나가 명확하고 일관된 의미로 사용되는지 철저히 확인한다.

이는 사전이 단순히 ‘단어집’이 아닌, 실제 교육과 행정, 통역 등에 사용될 공신력 있는 자료로 활용되기 위함이다.


4. 디지털화와 BIM 온라인 사전

기술의 발전은 BIM 사전 편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인쇄본 형태의 사전이 주요 매체였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기반의 디지털 BIM 사전이 구축되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BIM 사전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영상 기반의 단어 검색 시스템
    사용자는 단어를 검색하면 해당 수어 동작을 담은 영상 자료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청각장애 학생들과 수어 학습자들에게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학습 도구가 된다.
  • 모바일 접근성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앱 또는 웹 기반 인터페이스가 마련되어 있다. 이동 중에도 BIM 단어를 배우고 복습할 수 있어, 교육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 업데이트 가능성
    새로운 단어나 변화된 표현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사전은 유연성과 확장성이 뛰어나다. BIM은 살아 있는 언어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중요하다.

5. BIM 표준화의 사회적 의미

BIM 사전은 단순한 언어 목록을 넘어서, 청각장애인 사회의 언어권을 보호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 언어 권리의 확보
    BIM이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표준화됨으로써, 청각장애인은 자신의 언어를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게 된다.
  • 교육의 통일성 강화
    수어 교사와 통역사, 학생들이 동일한 표현을 학습함으로써, 교육 내용의 일관성과 질적 향상이 가능해진다.
  • 수어 통역 품질 향상
    공공기관이나 법정, 의료 현장에서의 수어 통역 품질을 높이는 데에도 BIM 사전은 기준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 문화의 보존과 공유
    BIM은 단어 하나하나에 문화적 맥락을 담고 있다. 이를 문서화함으로써 말레이시아 청각장애인의 문화도 함께 보존되는 것이다.

6. 향후 과제와 전망

비록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BIM 사전과 표준화에는 여전히 다음과 같은 과제가 존재한다.

  • 지역 방언과 표준 표현 간의 균형
    BIM은 다양한 지역별 수어 방언이 존재하기 때문에, 표준화 과정에서 지역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교육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 지속 가능한 업데이트 체계 필요
    현재 일부 사전은 업데이트 주기가 느려 실제 수어 변화 속도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피드백 시스템과 데이터 관리가 필요하다.
  • 청각장애인 주도의 사전 개발 강화
    수어는 청각장애인 사회의 언어이기 때문에, 그들의 경험과 시각이 반영된 참여형 사전 제작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7. 결론 – BIM 사전은 언어 이상의 가치다

말레이시아 수어 사전은 단순한 어휘 모음집이 아니다. 그것은 BIM이라는 언어의 존재를 증명하고, 청각장애인의 언어권을 보장하는 ‘상징적인 도구’이자 ‘실용적인 기반’이다.

수어의 사전화는 언어 평등을 위한 첫걸음이며, 이는 교육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지닌다. 앞으로 BIM 사전이 더욱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학습하고 이해함으로써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진정한 소통과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