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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수어

말레이시아 수어 통역사의 역할과 자격 요건 – 보이지 않는 다리를 놓는 사람들

1. 서론 – 말하지 않아도 전할 수 있도록

우리는 일상에서 말을 통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청각장애인에게는 그 소통의 창구가 다르다. 바로 수어이다.
그리고 이 수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소리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 그것이 바로 **수어 통역사(Sign Language Interpreter)**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말레이시아 수어(BIM)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BIM 통역사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BIM 통역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자격과 역량이 필요한지, 그리고 이들의 사회적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세하게 살펴보자.

말레이시아 수어 통역사의 역할과 자격 요건 – 보이지 않는 다리를 놓는 사람들


2. 수어 통역사의 핵심 역할

수어 통역사는 단순히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겨주는 번역가’가 아니다.
그들은 **문화적 중재자(cultural mediator)**이며, 양방향 소통의 전문가다. BIM 통역사는 아래와 같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 (1) 청각장애인과 청인의 의사소통 연결

  • 예: 병원에서 청각장애인이 의사와 상담할 때
    → BIM 통역사는 의사의 설명을 BIM으로 전달하고, 환자의 말을 음성언어로 전달함
  • 법정, 교육현장, 공공기관, 방송, 종교 행사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약

✅ (2) 쌍방향 통역 수행

  • 수어를 음성 언어로, 음성 언어를 수어로 바꾸는 양방향 통역이 기본
  • 동시에 진행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반사신경 필요
  • 청각장애인 간의 비언어적 표현도 함께 이해하고 전달해야 함

✅ (3) 비언어적 정보 해석과 전달

  • 수어는 표정, 몸짓이 매우 중요한 언어
  • BIM 통역사는 말의 뉘앙스, 감정, 강조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시각적으로 전달해야 함
  • 단순한 언어 전달을 넘어서, 상황의 분위기와 맥락까지 해석하는 능력이 요구됨

✅ (4) 중립성과 윤리성 유지

  • BIM 통역사는 통역 상황에서 절대 중립을 유지해야 함
  • 자신의 의견을 넣지 않고, 양측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전달
  • 비밀 유지, 신뢰성 확보는 통역사의 기본 윤리

3. 말레이시아에서의 BIM 통역사 자격 요건

말레이시아에서 BIM 통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어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과 같은 전문적인 요건이 요구된다:

✅ (1) 공식 교육 이수

  • 말레이시아에는 통역사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 기관과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예: Malaysian Federation of the Deaf(MFD) 산하의 통역사 교육 과정
  • 최소 수년간 BIM에 대한 문법, 어휘, 구문, 문화 등을 전문적으로 배운다.

✅ (2) 통역 실습 경험

  • 이론만으로는 통역 실력이 완성되지 않음
  • 실제 현장(학교, 병원, 법정 등)에서 수백 시간 이상의 실습을 통해 경험을 쌓아야 함
  • 감정적으로 복잡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중재하는 훈련 포함

✅ (3) 통역사 인증 또는 자격증

  • MFD 또는 관련 기관에서 발행하는 공식 자격증 취득 필요
  • 자격 시험에는 실시간 통역 시연, 상황 대처 능력 평가 등이 포함됨
  • 일부는 국제 수어(IS) 통역 능력까지 요구되기도 함

✅ (4) 윤리 교육과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

  • 통역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민한 연결을 담당하므로, 윤리의식 필수
  • 지속적인 워크숍, 컨퍼런스, 리프레셔 코스를 통해 전문성 유지와 업그레이드 필요

4. BIM 통역사가 활약하는 실제 현장

말레이시아에서 BIM 통역사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분야주요 역할예시
의료 진단 설명, 치료 안내 통역 병원 접수, 의사 상담, 약 처방 안내
교육 강의 내용 통역, 상담 통역 초중고, 대학교, 직업훈련센터
법률 진술 통역, 법적 절차 안내 경찰 조사, 법정 증언, 공증 등
방송 실시간 수어 통역 뉴스 방송, 정부 브리핑, 선거 공약 발표
공공 서비스 민원 처리, 상담 통역 시청, 주민센터, 은행, 보험사 등
기업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통역 회의, 직무 교육, 인사 상담

이처럼 BIM 통역사는 보이지 않는 언어의 다리를 놓는 전문가로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5. 통역사가 겪는 현실적 어려움

BIM 통역사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현실에는 여러 가지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 (1) 통역사 부족

  • 말레이시아 전역에 등록된 전문 BIM 통역사의 수가 여전히 부족
  • 농인 인구에 비해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 일부 지역에서는 통역 지원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있음

✅ (2) 인식 부족

  • 수어 통역이 단순 ‘번역’이 아니라는 인식 부족
  • 일부 기관이나 공공 서비스 제공자가 통역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 발생

✅ (3) 감정 소진(Burnout)

  • 민감한 상황(병사 통보, 학대 신고, 이혼 상담 등)에서 통역을 수행하며 감정적 부담이 큼
  •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면서도 인간적인 공감이 요구되는 심리적 갈등

✅ (4) 불안정한 처우

  •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고용 안정성과 소득 불안정 문제
  • 전문성에 비해 사회적 보상이 낮은 점도 지적됨

6. 결론 – 그들은 언어 그 이상을 통역한다

말레이시아 수어 통역사는 단순한 언어 전달자가 아니다.
그들은 소외된 목소리를 들리게 만들고, 세상과 세상을 연결하며, 눈빛과 손짓으로 공감과 이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BIM 통역사의 역할이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인식 개선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통역사를 꿈꾸는 이들은 전문성과 윤리의식을 갖춘 진짜 전문가로 성장해야 한다.

수어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선물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BIM 통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