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 수어 통역사라는 직업, 알고 있나요?
말레이시아에서 BIM(말레이시아 수어)을 사용하는 통역사는 단순히 말을 손으로 옮기는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청각장애인과 비청각장애인 사이에서 진정한 소통의 다리가 되어주는 전문가다. 뉴스 현장, 법정, 병원, 학교, 기업 회의실까지, 이들의 활동 무대는 다양하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BIM 통역사의 생생한 하루와 함께, 우리가 잘 몰랐던 이 직업의 현실을 따라가 본다.
2. 수어 통역사 인터뷰 – 한 통역사의 이야기
"말은 마음을 전달하지만, 수어는 몸 전체로 감정을 표현하죠. 그래서 더 솔직하고 더 진심이 닿아요."
BIM 통역사로 6년째 활동 중인 아미라(가명)는 수어 통역이라는 일이 단순한 기술이 아닌 '문화적 해석'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상황에 따라 역할이 바뀌며, 통역 이상의 역할을 수행한다.
- 통역 장소: 오전엔 교육기관에서 강의 통역, 오후엔 병원에서 진료 통역
- 대상: 농인 학생, 청각장애인 환자, 공공기관 관계자 등
- 역할: 단어 전달 외에도 감정, 맥락, 긴급성까지 함께 전달해야 함
특히 의료 통역의 경우, 의학 용어와 감정 표현 모두를 신중하게 전달해야 하기에 집중도가 매우 높다.
3. BIM 통역사의 하루 루틴 따라가기
오전 8:30 – 교육 현장 통역
- 청각장애인 학생을 위한 수업 통역
- 교사와 학생 간 질의응답 실시간 전달
- 슬랭이나 농담 표현은 농인 문화에 맞게 변환 필요
오후 1:00 – 병원 진료 통역
- 접수, 진료, 설명서 이해까지 전 과정 통역
-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신뢰 형성도 통역사의 역할
오후 5:00 – 공공기관 회의 통역
- 정책 설명회나 워크숍에서 다수 청각장애인 대상 통역
- 문어체 언어를 실시간 BIM으로 전환하는 고난도 작업
4. 현장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
"웃음도 통역되나요?" — 유머와 농담 통역의 기술
회의나 강의 중 예기치 않게 터지는 농담이나 유머 상황은 수어 통역사에게 특별한 도전이다. BIM으로 직역할 경우 오히려 상황이 어색해질 수 있기 때문에, 통역사는 그 상황의 맥락과 분위기를 빠르게 파악해 표현을 재구성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웃음으로 넘기기보다 '여기서 농담했어요'라는 식의 설명을 수어로 넣거나, 농인의 문화적 이해에 맞춰 내용을 간략히 풀어서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실시간 상황 판단력과 수어 문화 감각이 요구되는 순간이다.
"단어보다 중요한 것" — 감정 전달과 진심
상담 통역이나 개인 대화 통역에서는 단어 하나하나의 정확성보다 상대방의 감정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농인 청소년과의 진로 상담 중,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순간에는 통역사가 얼굴 표정, 손동작, 몸짓을 이용해 상대방이 위축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소통을 이끈다.
이는 수어 통역사가 갖춰야 할 또 하나의 역량, '감정 소통력'이다.
"통역사가 농인 편이 되어야 할 때" — 조율자와 옹호자의 역할
행정기관이나 병원 통역 시, 농인의 의사가 왜곡되거나 잘 전달되지 않을 때, 통역사는 단순히 말을 전달하는 중립적 위치를 넘어 농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보호해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농인이 서류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행정 담당자가 빠르게 진행하려고 할 경우, 통역사는 이를 제지하고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는 등 조율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통역사의 전문성과 윤리 의식을 동시에 요구하는 장면이다.
5. 통역사라는 직업의 가치와 도전
수어 통역사는 단순한 번역자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와 인식을 연결하는 가교다. 하지만 이들의 현실은 쉽지만은 않다. BIM 통역사들은 다양한 도전 속에서도 전문성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1) 전문성 요구와 끊임없는 자기 개발
수어 통역사는 단순히 BIM 언어능력만 갖추면 되는 직업이 아니다. 교육, 의료, 법률, 방송 등 각 현장에서 사용되는 전문 용어와 상황별 문화적 맥락까지 이해하고 전달해야 한다. 따라서 정기적인 교육 수강과 통역사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교류가 필수적이다.
2) 감정 노동과 심리적 피로
통역사는 의뢰인의 감정에 깊게 공감하고 몰입해야 하기에 감정 노동이 매우 크다. 환자의 절박함, 학생의 고민, 행정기관의 냉정함 등 상황별 감정 변화에 적응하며 통역하는 과정은 큰 정신적 에너지를 요구한다.
때로는 농인이 겪는 차별이나 억울함을 통역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통역사들끼리의 소진 방지 모임이나 심리 상담 서비스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3) 사회적 인식 부족과 처우 개선 과제
말레이시아 사회 전반에서는 아직 수어 통역사의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기관이나 방송 현장에서는 통역사를 부차적 존재로 여기거나 충분한 비용과 시간적 배려를 제공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점차 장애인 권리 확대와 정보 접근성 보장 이슈가 커지면서, 수어 통역사의 역할과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미라는 말한다. "내가 통역을 할 때, 누군가가 세상과 연결된다는 걸 느끼면 그게 보람이에요."
6. 결론 – BIM 통역사의 존재가 만드는 변화
말레이시아 사회에서 BIM 통역사는 점점 더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청각장애인과 비청각장애인 사이의 언어적 차이를 메우는 것을 넘어, 사회적 장벽과 인식의 간극을 좁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BIM 통역사가 있음으로써 청각장애인들은 뉴스, 의료, 교육, 공공 서비스 등 필수적인 삶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이는 곧 정보 평등과 사회 참여 권리 보장의 실천으로 연결된다. BIM 통역사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닌, 정보 인권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소통 전문가인 셈이다.
또한 이들의 존재는 비장애인 사회에도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다. 수어 통역이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공간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사회를 만들어 간다. 이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실현하는 실질적 사례가 된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해서 '세상과 단절되어 있을 것'이라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BIM 통역사들은 그 소리 없는 세계에서 더 깊고 진심 어린 소통을 만들어내고 있다. 수어는 손의 언어이지만, 그 안에는 마음의 진심과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수어 통역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그들의 존재와 노력은 우리 사회가 더욱 평등하고 따뜻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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