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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수어

해외 말레이시아 수어 사례 비교

by wake10 2025. 4. 29.

1. 말레이시아 수어, 국경을 넘어 배우는 이야기

말레이시아 수어(BIM)는 청각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중요한 언어다. 하지만 BIM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에도 각각 고유한 수어가 있으며, 각 나라의 농인 공동체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언어와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이번 글에서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수어 환경과 정책, 교육 방식, 콘텐츠 제작 사례를 비교하며, 말레이시아 BIM과 어떤 점이 다르고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살펴본다.


2. 싱가포르 – Singapore Sign Language (SgSL)의 정책과 교육

2-1. SgSL의 현황

싱가포르에는 Singapore Sign Language (SgSL)가 있다. SgSL은 미국수어(ASL), Shanghainese Sign Language, 다양한 농인 공동체에서 사용되던 지역 수어들이 섞여 발전한 언어다. 2016년에 공식적으로 SgSL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현재 농인 사회에서 주요 언어로 사용된다. SgSL은 농인 커뮤니티 내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으며, 영어 중심 사회 속에서 농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2-2. 정부 정책과 지원

  • 싱가포르 사회가족개발부(Ministry of Social and Family Development)와 농인 협회(Singapore Association for the Deaf, SADeaf)가 공동으로 수어 교육과 통역사 양성을 지원.
  • 공공 방송에서 뉴스 브리핑 및 주요 정부 발표 시 SgSL 통역 제공.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정부 발표에서 SgSL 통역이 항상 포함되며, 위기 상황에서 농인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함.
  • SgSL Dictionary App을 통해 기본 수어 표현을 쉽게 검색하고 배울 수 있도록 지원. 이 앱은 수어 영상을 포함하고 있어 비농인도 접근하기 쉽다.

2-3. 교육과 콘텐츠 제작

  • SADeaf가 운영하는 어린이 수어 교육 프로그램은 초등학생부터 참여 가능하며, 부모 교육과 병행해 가족 중심 수어 사용 확산을 목표로 한다.
  • 청소년과 비수어 사용자를 위한 'Sign for Singapore' 캠페인을 통해 학교, 직장, 지역 커뮤니티에서 수어 문화 확산.
  • 유튜브와 SNS에서 SgSL로 제작된 어린이 동화, 노래, 뉴스 콘텐츠 제공. 특히 농인 청소년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이 SgSL을 활용해 브이로그, 일상 토크, 챌린지 콘텐츠를 제작하며 농인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 특징: 정부와 협회의 긴밀한 협력으로 공공 서비스에서 수어 사용이 널리 보장되고,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콘텐츠가 체계적으로 활성화되어 있음.


3. 인도네시아 – Bahasa Isyarat Indonesia (BISINDO)의 성장과 도전

3-1. BISINDO의 현황

인도네시아에서는 Bahasa Isyarat Indonesia (BISINDO)가 주요 수어로 사용된다. 그러나 지역마다 방언 차이가 크고, 과거에는 'SIBI'라는 수어 기반 인도네시아어 통역 언어도 함께 사용되었기 때문에 언어 정책과 커뮤니케이션 현장에서 혼란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BISINDO가 농인 사회의 자연스러운 언어로 점차 자리를 잡고 있으며, 농인 커뮤니티는 BISINDO의 공식 언어 지위 확보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3-2. 정부 정책과 환경

  • 2016년 장애인 권리법(RUU Disabilitas)에 따라 농인의 언어 권리 인정.
  • 그러나 BISINDO의 공식 언어 지위 확보는 아직 진행 중이며, 정부 차원의 명확한 표준화 작업이 부족하다.
  • 농인 운동가와 NGO가 지역별로 BISINDO 교육과 통역사 양성을 시도하고 있지만, 통역사 부족 문제와 지역별 정책 편차가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아 있다.
  • 일부 방송국에서 뉴스 통역 제공. 특히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주요 공공 브리핑에서 BISINDO 통역을 지원하지만, 지방에서는 접근성이 매우 낮다.

3-3. 교육과 콘텐츠

  • BISINDO를 활용한 농학교와 지역 커뮤니티 중심 수어 교육 프로그램이 각 지역 농인협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
  • 비농인 대상 수어 인식 캠페인 적극 전개. 'Gerakan Tangan Berbicara (말하는 손 운동)'과 같은 캠페인을 통해 BISINDO 알리기 활동을 전국적으로 확산.
  • BISINDO 콘텐츠 제작은 유튜브, TikTok을 중심으로 젊은 농인 크리에이터들이 주도. 농인 일상, 요리, 패션, 시사 토크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BISINDO 사용 영상이 확대 중.
  • 동요 영상, 뉴스 해설 영상 제작도 점차 증가하며, 비농인 시청자의 BISINDO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 특징: 농인 사회의 자발적인 운동과 청년 크리에이터 중심의 콘텐츠 제작이 BISINDO 확산을 주도하지만,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지원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지역별 편차가 크다.


4. 말레이시아 BIM과 비교 – 배울 점과 다른 점

항목 말레이시아 (BIM) 싱가포르 (SgSL) 인도네시아 (BISINDO)

정부 정책 장애인법에 따라 공식 언어 지위 확보 협회와 정부 협력으로 공공서비스 보장 법적 인정 단계, 지역별 편차 있음
통역 서비스 뉴스, 정부 브리핑, 재난 상황 등 제공 주요 방송·정부 발표 시 통역 제공 일부 방송국 통역, 통역사 부족
교육 환경 어린이·청소년·성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 어린이·청소년 중심 프로그램 활발 농학교·커뮤니티 중심, 비농인 대상 캠페인 활성화
콘텐츠 제작 유튜브, SNS, 교육 콘텐츠 제작 앱, 캠페인, 유튜브 콘텐츠 다양 TikTok, 유튜브, 동요·뉴스 영상 증가

말레이시아 BIM은 법적으로 수어 사용이 보장되며, 통역 서비스와 교육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경우 어린이·청소년 대상 콘텐츠의 다양성과 캠페인 방식에서 참고할 만한 점이 많다. 인도네시아는 농인 사회 스스로의 자조적인 활동과 온라인 크리에이터 중심의 콘텐츠 활성화가 인상적이다.

해외 말레이시아 수어 사례 비교


5. 함께 배워가는 아시아 수어 문화

BIM, SgSL, BISINDO는 각각 다른 배경과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농인들의 자립과 문화적 권리 실현을 위한 중요한 언어다. 싱가포르의 체계적인 교육 콘텐츠, 인도네시아의 자조적 농인 운동, 말레이시아의 제도적 기반은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다.

싱가포르의 사례는 정부와 협회가 어떻게 협력하여 수어 교육과 통역사 양성을 활성화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콘텐츠 개발과 캠페인의 체계적 운영은 말레이시아 BIM에서도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다.

인도네시아 BISINDO의 경우, 농인 커뮤니티 자체가 변화의 중심이 되어 SNS를 활용한 콘텐츠 확산과 인식 개선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는 정부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농인 사회가 스스로 언어권과 표현의 장을 넓혀가는 좋은 예다.

말레이시아 BIM 역시 이러한 사례에서 힌트를 얻어, 농인 청소년과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유도하고, 농인 크리에이터와 협업하여 BIM 콘텐츠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아시아 각국의 농인 커뮤니티가 서로 협력해 공동 콘텐츠 제작, 교류 행사, 온라인 포럼 등을 열어가는 것도 향후 발전 방향이 될 수 있다.

아시아 수어 문화는 국경을 넘어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농인의 언어는 단순한 손의 움직임이 아니라, 역사를 잇고 사람을 연결하는 문화적 유산이다. BIM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수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