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 두 겹의 장벽을 넘어서는 언어
청각장애 여성은 사회에서 두 겹의 장벽을 마주한다. 청각장애로 인한 정보 접근의 제한과,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이 그것이다. 이중적 차별 속에서 그들이 세상과 연결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바로 말레이시아 수어(BIM)다.
이번 글에서는 청각장애 여성들이 BIM을 통해 어떻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장벽을 넘어서는지를 이야기해 본다. BIM은 그들에게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권리와 존엄, 자립의 언어다.
2. 청각장애 여성의 이중 장벽 – 청각장애와 성별 문제
말레이시아에서 청각장애 여성은 다양한 사회적 공간에서 이중적 차별에 직면한다. 청각장애로 인해 정보 접근과 소통의 벽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여성이라는 이유로 또 다른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노동 시장에서의 기회 제한, 교육 참여의 제약, 건강 정보 부족, 그리고 가정 내에서의 의사결정 배제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농인 여성은 폭력 피해자의 위치에 있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 통로가 제한적이다.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상황에서도 자신의 처지를 말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수어를 이해하는 통역사 부재로 인해 지원 기관과의 연결이 단절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조치의 이행을 어렵게 한다.
의료 현장에서도 청각장애 여성들은 진료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남성 BIM 통역사의 배정으로 인해 성과 관련된 민감한 건강 상담을 기피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법적 지원, 정신건강 상담, 출산·육아 정보 접근에서도 성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어 통역 환경은 여성 농인의 정보 접근권을 심각하게 제한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BIM은 청각장애 여성에게 생존과 권리 실현의 수단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첫 번째 언어적 기반이 된다. BIM을 통해 농인 여성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정확히 설명하고, 요구사항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3. BIM을 통한 자립과 자기표현
BIM을 배우고 사용하는 과정은 많은 청각장애 여성들에게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첫걸음이 된다. 언어를 가진다는 것은 곧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자기 존중감과 자립의 시작이 된다.
말레이시아 농인 여성들 중 많은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수어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가족 내에서 농인의 언어가 배제된 환경에서 성장했다.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표현할 방법이 없어 억눌리고 고립된 경험을 겪는다. 하지만 BIM을 배우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목소리’ 대신 ‘손’으로 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예를 들어, 한 여성 농인은 가정폭력 피해 이후 지역 사회복지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BIM 통역사의 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자신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었고, 필요한 보호 조치를 빠르게 받을 수 있었다. 만약 BIM 통역 지원이 없었다면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알릴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BIM은 청각장애 여성의 보호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또 다른 사례로, 취업을 준비하던 청각장애 여성 청년은 이력서 작성과 면접 과정에서 BIM을 활용해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자신감 있게 전달할 수 있었고, 이는 직장 내에서 동등한 기회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수어로 자신의 비전과 목표를 이야기하는 경험은 농인 여성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자립의 동기를 부여한다.
최근에는 청각장애 여성들이 SNS, 유튜브, TikTok 등을 통해 BIM으로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며, 농인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이를 통해 농인 여성 커뮤니티 내외에서 연대가 확장되고,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BIM은 그들에게 단순한 언어가 아닌, 세상과 연결되는 손끝의 목소리이자 자신을 지키고 꿈꾸게 하는 언어다.
4. 교육, 취업, 일상 속에서 BIM이 만들어주는 변화
4-1. 교육
- BIM을 활용한 유아기부터의 교육 접근은 농인 여성 아동의 학습 격차를 줄이는 핵심 요소다.
- 청각장애 여학생을 위한 수어 통역 제공 확대가 학업 유지와 자존감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4-2. 취업
- BIM 통역 지원이 이루어지는 직장에서는 농인 여성 직원이 동료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여성 농인 창업가들은 BIM을 활용해 온라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수어 영상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사례도 증가 중이다.
4-3. 일상
- 병원, 법원, 행정기관 등 주요 서비스 현장에서 BIM 통역 지원이 있을 때, 청각장애 여성의 정보 접근과 자기결정권이 실현된다.
- 농인 여성 커뮤니티 모임, 자조그룹에서도 BIM이 핵심 언어로 사용되며, 심리적 지지와 상호 연결의 통로가 된다.
5. 여성 농인 리더와 크리에이터 – 손끝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말레이시아에서는 BIM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는 농인 여성 리더와 크리에이터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들은 수어를 활용해 농인 여성의 권리, 교육, 건강, 성평등 문제를 알리는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농인 여성 모임을 조직하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 Deaf Women Malaysia: 농인 여성 권리 옹호를 위한 커뮤니티 활동과 캠페인 진행.
- BIM 유튜브 크리에이터 사례: 육아, 뷰티, 요리 등 일상 콘텐츠를 BIM으로 소개하며, 농인 여성의 삶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
이들은 수어를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발언과 문화 창조의 언어로 확장하고 있다.
6. 청각장애 여성의 목소리 – BIM이 전하는 말
“BIM이 있어서 나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수어 덕분에 나는 숨지 않고 살아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있다는 것, 그것이 나를 세우는 힘이 돼요.”
청각장애 여성들은 BIM을 통해 그동안 감춰왔던 고통, 꿈, 희망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통역을 통한 보호, 자립적 정보 접근, 커뮤니티 안에서의 지지와 연대. 이 모든 것이 BIM이라는 언어를 통해 가능해지고 있다.
7. 결론 – BIM과 함께 만드는 포용의 사회
BIM은 청각장애 여성에게 단순한 언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권리를 찾고, 사람들과 연결되는 다리다.
젠더와 장애라는 두 겹의 차별 속에서도 손으로 말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여성들. 그들이 전하는 손끝의 언어는 변화와 연대, 그리고 존엄을 향한 걸음이다.
말레이시아 사회가 BIM을 통해 청각장애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넓게 듣고, 함께 변화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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